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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나 人間科我

지은이: 임영주

기획: 박가희

편집: 이한범

디자인: 신신

펴낸곳: 나선프레스

발행일: 2021620
크기: 105 x 182 mm
면수: 216
ISBN: 979-11-965400-8-1 03500

가격: 15,000원

지은이: 임영주

기획: 박가희

편집: 이한범

디자인: 신신

펴낸곳: 나선프레스

발행일: 2021620
크기: 105 x 182 mm
면수: 216
ISBN: 979-11-965400-8-1 03500

가격: 15,000원

지은이: 임영주

기획: 박가희

편집: 이한범

디자인: 신신

펴낸곳: 나선프레스

발행일: 2021620
크기: 105 x 182 mm
면수: 216
ISBN: 979-11-965400-8-1 03500

가격: 15,000원

지은이: 임영주

기획: 박가희

편집: 이한범

디자인: 신신

펴낸곳: 나선프레스

발행일: 2021620
크기: 105 x 182 mm
면수: 216
ISBN: 979-11-965400-8-1 03500

가격: 15,000

책 소개

 

『인간과나人間科我』는 “여기 땅이 있다”라는 문장과 함께 가상현실(VR) 공간 이미지, 관상학에서 사용하는 이미지와 손금이 드러난 이미지, 우주 탐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이미지와 얼굴 인식 기술을 위한 이미지, 바둑판 이미지 등을 나열하며 시작한다. 이 이미지 시퀀스는 『인간과나人間科我』의 핵심적인 주제와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된 방법을 동시에 암시한다. 현대의 기술 문화와 기술이 동작하는 방식에는 외부/외계를 향한 인간의 원형적인 욕망이 놓여 있다는 것이 주제라면, 이를 가시화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관련 없고 아득하게 멀리 놓여 있는, 심지어 우리의 상식 안에서는 서로 대치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와 텍스트, 현상들을 연결하며 그 사이의 내밀한 연관성을 추측하는 과정이다. 책은 이 과정을 구조화한 결과물이 된다. 어떤 독자는 서사가 촉발하는 배움의 경험, 즉 새로운 앎의 순간을 찾아갈 것이고, 또 어떤 독자는 서사의 구성 그 자체, 즉 여러 이질적인 항목들 간의 연속한 배치라는 예술적 방법의 수행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의미심장하게 관찰할 것이다. 어느 쪽이 되었든, 중요한 것은 『인간과나人間科我』는 마치 추리소설처럼 독자가 추론이라는 지성을 발휘해 이 서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단언하고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실을 다루지 않고, 가능한 많은 구멍을 내어 견고한 연결을 느슨하게 함으로써 진실을 추측하게 한다. 기술, 혹은 인간은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대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인간과나人間科我』를 구성하는 9개의 챕터는 ‘그 인간’에 대한 허구적 이야기가 중심된 축이 되어 이어진다. ‘그 인간’은 이명을 듣고 복시를 겪으며 현실을 기이하게 인식하는 인물로, 외계로 도약하기 위해 각종 환상술을 진지하게 수련한다. ‘그 인간’의 이야기 속에는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작동한다는 것조차 알아채기 힘든)일상 속의 온갖 세속적 믿음의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 믿음은 끊임없이(뜬금없이) 견고해보이는 첨단 기술의 이미지 속 허술한 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엉겨 붙는다. 외관상 ‘그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하게 보일지라도, 이 책을 단일한 이야기에 수렴시키지 않고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곳곳의 장소에서 등장하는 외부/외계의 흔적이다. 믿음과 약속을 상징하는 이미지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간인처럼 절반만 모습을 드러내고, 최면을 거는 듯한 희미한 바깥의 목소리는 규칙 없이 때때로 등장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주된 이야기에 뒤따르거나 이를 보완하고 믿음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각주는 바로 그 일반적인 방식을 배반하며 어긋난 말을 하고자 한다. 『인간과나人間科我』의 서사란 이 모든 관계가 뒤엉켜 이루어지며 이를 총제적으로 조직하는 것, 즉 어떤 앎에 다다르는 것은 독자의 소여이다.

『인간과나人間科我』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독자는 문득 이 책이 기술에 대한 이야기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작업은 우리에게 드러나지 않고 보이는 것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무언가를 사변하는 시간이며, 외부/외계에 다다르기 위한 구멍을 만드는 것이거나 혹은 스스로 구멍이 되는 일이다.

 

 

 

목차

 

61 삐___ 그 인간이 들은 소리는 다른 인간의 소리였다

77 눈뽕 그 인간은 남남동으로 이사를 간 뒤 눈뽕을 맞았다

93 지신_땅밟기 그 인간은 땅에 집착했다

107 컬러 그 인간은 컬러 꿈을 본 후 불을 질러댔다

125 헛___ 그 인간은 혼자 있을 때 헛것을 보고 듣는다고 했다

139 00 그 인간은 병자 한 분이 찾아왔다고 한 뒤 본인이 들어왔다

159 구멍 그 인간은 구멍 난 얼굴에 대해 하루 종일 말했다

175 축지법 그 인간은 외계로 가기 위해 땅을 접고 또 접었다

187 뇌이징_세타 나는 그 인간에게 길을 안내했다

 

 

 

 

저자 소개

 

임영주

1월 1일에 태어났다. 타고난 사주를 바꾸기 위해 일 년 중 다른 한 날을 정해 20년 동안 헛 생일밥을 먹다 성인이 된 후 출생의 비밀일 수 있는 진짜 생년월일을 알게 되었다. 시공간에 얽힌 이야기들에 관심이 많다. 헛것의 것들(우주, 과학, 믿음, 사랑, 드라마, 미술)에 하루의 많은 시간을 쓰며 지낸다. 『돌과 요정 1: 괴석력』(2016, 도서출판 오뉴월)을 썼으며, 이후 『돌과 요정 2: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2016, 서울시립미술관), 『돌과 요정 3: 오메가가시작되고있네』(2017, 미디어버스)를 출간했다.

 

 

 

 

 

 

 

 

속에서

 

 

“외계(外界)란 무엇인가? 외계란 좁게는 지구 밖의 세계를 의미하고, 넓게는 내가 속한 신체의 외부 전체를 뜻한다. 외계로의 이동, 접속, 교류는 인간이 오래전부터 열망해 온 것으로 오랜 수련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었다. 외계로의 이동을 위한 환상은 시각적 환상과 청각적 환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환상술은 축지법, 명상, 호흡법, 최면, 육신통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승, 개발되어왔지만 아쉽게도 수련에 성공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수련의 실패와 그럼에도 남아있는 열망, 그리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은 기술이라는 새로운 환상술로 실현되고 있다.”

  • 51~54쪽

 

“귀신이 지나간다, 귀신이 통한다는 뜻의 신통과 신경이라는 한자어가 있다. 신통은 주로 종교와 신앙의 영역에서, 신경은 의학과 과학의 영역에서 사용된다.”

  • 70쪽

 

“그 인간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정확히는 그날 있었던 일이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머릿속에 구멍이 난 것 같아요. 그런데 기억은 없지만 어떤 잔상 같은 것이 보여요. 그림자인지 빛인지, 붉은빛인지 하얀빛인지. 눈을 감아도 계속 그 빛이 구멍처럼 보입니다. 그 빛이 제 머릿속에 구멍을 낸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어쩄든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해요.”

  • 90~91쪽

 

“인간이 실재하지 않는 것, 외계의 것을 보는 방법에는 상상과 명상, 그리고 꿈이 있습니다. 상상은 그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자신이 사라지지는 않은 상태에서 심상을 떠올리고 마음속에 그려보는 것입니다. 눈을 감고 기다리는 무엇인가를 머릿속에 그려보세요. 그럼 그곳에 헛것이 갑자기 존재하게 됩니다. 이건 증강현실(AR)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종종 현실을 통해, 현실에 더해져 보는 세계가 더 멋있게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운전 중 보는 내비게이션 화면이나, 옷을 살 때 자신의 모습을 비춰서 그 위에 앞으로의 일을 입히는 상황이 그렇지요. 그래야 내가 지금 운전을 하고 있고 또 내가 옷을 산다는 것이 머리에 박히니까요. 하지만 내가 연마하는 것은 인간이 외계에 들어가는 단계, 다시 말해 현실의 내가 사라지는 상태에서 외계를 보게 되는 상황입니다.”

  • 1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