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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_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EXHIBITION_THEWESTLIESWINDCOMESANDGOES


  •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 임영주 개인전 
  • 2016.10.4 - 2016.10.22
  • 주최스페이스 오뉴월
  • 후원서울시립미술관
  • 입장료/관람료없음

전시 소개

스페이스 오뉴월에서는 2016년 10월 4일부터 10월 22일까지 임영주 작가의 개인전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믿음’과 대립되는 과학과 자연 관측에서 그와 유사한 ‘믿음의 구조’를 발견하고 있다. 전시를 구성하는 돌, 바람, 별 등의 자연물을 흉내내는 사운드, 영상, 설치는 자연을 모방하고 있기 보다는 오히려 그 본질적인 물성을 의도적으로 지우고 혼재 시킨다.

이는 과학적 관찰과 관측의 대상인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감각에 반문하는 동시에 최첨단의 기술력을 동원해 공기의 기압과 기온이란 ‘불확신의 상태’를 예측하는 ‘오늘의 날씨’가 ‘오늘의 운세’만큼이나 어떤 ‘믿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있다.

_스페이스 오뉴월

전시 서문

임영주는 종교, 믿음, 신비주의 등 현대미술이 보통은 기피해온 주제를 대담한 언어로 다루는 작가이다. 그 중에서도 불교, 개신교, 천주교, 유교와 같이 제도화된 거대 종교가 아니라, 흔히 ‘미신’으로 단정되고 배제된 종교문화 현상 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간다. 그녀는 일단 ‘미신’이라고 불리는 행위가 부패한 컬트집단이나, 혹세무민하는 종교인의 악행으로 단정되기 이전에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현상이며 오래된 것이고, 합리적인 사고나 과학적인 태도에 의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개인의 정신적인 생활에서 ‘미신’(또는 믿음)이 성립하는 아주 복잡하고 깊은 동기들이 그녀의 관심사이다.

임영주는 최근 발표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미신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미신을 포용하려 한다. 우리는 여기서 ‘미신’이라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미신이라고 하면 바로 무속문화를 떠올리며, 나아가 신흥종교나 ‘유사종교’나 이단종교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미신이라는 말은 근대에 들어와 쓰이기 시작했고, 조선시대의 유교문화, 일제 강점기의 반민족정책, 그리고 새마을운동 등의 근대화 과정과 기독교 문화의 급속한 확산을 지나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한 개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람을 미혹하는 종교적 무지나 맹신, 광신 등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며, 특히 한국 사회에서 이는 매우 심각한 사회악이기도 하다. 결국 미신과 종교, 또는 미신과 신앙 사이에 어떤 경계를 그을 때, 어떻게 역사 속에서 형성된 편견에서 자유로운 동시에 미신의 맹목성으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임영주는 무당이었던 할머니 손에서 자랐고, 최근까지도 다양한 종교를 편력해왔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은 그녀의 생애와 분리될 수 없는 심각한 주제이다.

작가는 믿음을 진실로 설득하려는 과도한 노력의 양태들을 오히려 강조한다. 그녀는 마치 믿음이 허구적인 대상을 향한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어느 정도는 알고 느낀다 하더라도, 어쩌면 그 부풀려진 허구성 안에서 어떤 욕망의 밑바닥이랄까 인간적 진실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또 그런 한에서 진실인 어떤 대상이나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 진실의 잣대로 허구의 문제점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허구가 오히려 어떤 진실을 드러내는, 또는 그 허구 자체가 진실성이 되는 국면이 그녀에게 주된 관심거리로 보인다. 임영주의 작업에서 자주 나타나는 ‘근거 없는 믿음’, 또는 억지로 믿음의 근거를 찾아내고 합리화하려는 행위들은, 오히려 첨단과학기술이 이끌고 나가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수많은 문제들을 재고하게 하는 하나의 유력한 시각을 제공한다.

따라서 그녀의 작업은 현대 한국 사회의 종교문화만이 아니라, 공식적인 삶의 양태들, 현대 기술미디어의 속성, 그리고 동시대 문화의 가치나 존재방식에 대해 격렬하게 엇갈리는 이미지를 풍부하게 제공하게 된다. 임영주 작업의 파괴력은 종교, 사회관계, 직업 등의 모더니즘적 외연이 보기보다 훨씬 더, 유약하고 엉뚱하며 전근대적인 세계들 위에 서 있거나 그로부터 끊임없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는 데 있다. 특히 최근작 <돌과 요정>에서 작가는 운석을 찾는 사람들, 사금을 찾아다니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그들의 엉뚱하고 이상해보이는 ‘믿음’을 통해 거꾸로 우리가 사는 세계의 확실성이나 우리가 믿는 상식적인 의미의 견고함을 뒤집어보도록 유도한다. (‘임영주의 우주여행’ 부분 발췌, 박찬경, 작가)

글_박찬경(작가)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시행중인 <SeMA Emerging Artists & Curators Supporting Program: SeMA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의 선정 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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