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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박찬경_임영주의 우주여행PARK Chan-Kyong_IM Youngzoo's Journey to Space 

임영주의 우주여행

박찬경(작가)

 

임영주의 <미완성효과_화면>(2015)은 대표작은 아니지만, 그녀 작업의 특징이 잘 풍겨나는 작품이다. 영상에 대한 일반의 기대나 잣대로 보면 이 비디오는 형편없이 못 만들었다. 저화질에 촬영과 편집 모두 영상 제작의 초급자가 만든 것 같다. 실제로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것도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여행에 어쩌다 동행하게 된 한 동료 작가를 영상에 주인공처럼 등장시키게 되었다 한다. 또 컴퓨터에 저장한 데이터가 지워져 ‘휴지통’에 버려진 이미지들을 사용했다니, 이 작가가 정말 ‘작가’ 맞나 하는 의심마저 자연스럽게 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기술적 저급성이랄까 홈 무비의 소박함이 왠지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상 속의 인물은 굿당, 교회, 절, 폐허, 산 등의 장소를 특별한 목적도 없이 어슬렁거린다.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면 갑자기 동영상이 멎고 스톱 모션으로 바뀌는데, 이런 편집 효과가 무엇을 노린 것인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작가에 의하면 비디오테이프가 늘어진 것처럼 만들고자 했다 한다.) 그래서 영상은 어떤 익명의 개인이 특별한 목표 없이, 누가 보든 아무 상관하지 않고 장난삼아 인터넷에 올려놓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정체불명의 영상이라는 점이야말로 주목을 끈다. 임영주 작업에 자주 보이는 이러한 ‘정체불명성’은 최근 조금씩 덜 해지는 것 같지만, 대체로 그녀의 작업에 흐르는 특징이라고 할 만하다. 정체를 넘어 설득과 선전, 기획과 과장이 만연한 세상에서, 이런 이미지는 특유의 허술함과 사심 없음을 통해 그런 과잉된 이미지의 세계에 모종의 구멍을 내는 듯하다. 그것이 아마도 작품의 제목과 같은 ‘미완성의 효과’가 아닐까 한다. 그 구멍, 터널 같은 곳을 지나면 무엇이 있을까, 어디가 나올까 궁금해지는 것이다. 영상은 물론 그곳을 보여주지 않고 끝나버린다.

앞으로 이 글에서 임영주의 작업을 설명하면서, 나는 이렇게 ‘모종의’, ‘정체불명의’, ‘어떤’, ‘아마도’, ‘묘한’ 같은 단어를 많이 쓰게 될 것 같아 두렵다. 그런데 이런 단어를 쓰는 것은 임영주의 작업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피해가려는 수작이 아니라, 임영주 작업에 내재적인 것이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다. 작가 스스로는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녀의 다른 비디오 작품 <분명 뭔가 있는데 말이지>(2015)는 정확히 그런 상태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의 어떤 장면들을 극단적으로 확대해서 편집해놓은 것이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에는 ‘분명 뭔가 있는데 말이지’와 유사한 대사나 그런 내용에 해당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고, 그런 장면이 극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극중 인물이 겉으로 드러난 사태의 진위를 의심하게 됨으로써 시청자에게 극적인 흥미를 유발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만하지만, 이를 한국 드라마의 특징으로 콕 집어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은 드라마광의 전문적인 식견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비디오는 화면 자체가 뭐가 뭔지 잘 알 수 없지만, 뭔가 있긴 있는 것 같은 상태로 편집되어 있다. 간단히 말해 텔레비전 드라마와 같은 통속적인 생활의 세계에서 ‘분명 뭔가 있는데’ 그게 뭔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태 자체가 작가로서의 임영주가 끌리는 대상일 것이다. 그것을 하나의 기호로 지시하자면 물음표 ‘?’이다.

 

궁금증, 의혹, 의심, 의문 등은 대부분의 서사에서 항상 중요하다. 주인공에게 어떤 어려움이 닥치고, 그것은 질문을 낳으며, 질문에 답하는 행동이 희극적이든 비극적이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서사의 기본일 것이다. 소설이나 영화의 일반적인 내러티브가 그러한 과정을 감성적, 논리적으로 조직해서 어떤 식으로든 결말로 전진해 나가는 형식이라고 한다면, 임영주는 그러한 의혹 의문의 저변에 무엇이 있는가, 믿거나 말거나인가, 믿어야 하는가, 믿지 않아야 하는가, 반신반의해야 하는가 등의 상황 속으로 관객을 밀어넣어 그러한 믿음/의심의 상태 자체를 주제로 삼는다. <吉길안내>(2014)와 같은 작업은 이 주제를 밀고 나가기 위해 그런 질문과 의혹의 상황에 관객을 직접 참여시킨다.

<吉길안내>에서 작가는 건물 1층의 작은 방에서 관객과 일대일로 만나 간단한 대화를 나눈다. 주로 잠자리와 텐트에 관한 문답이 이뤄진다. 그리고 작가는 관객에게 ‘작품’이 설치된 2층의 방으로 안내해주는 동시에 점치는 무당의 어투로 ‘길한’ 예언을 해준다. 이 방에 가서 좋은 기운을 받으면 앞으로 하는 일이 잘될 거라고 말이다. 정확한 녹취는 아니지만 대체로 이런 말들이다. “올라가시면 방이 네 개가 보여. … 그런데 일도 잘되려면 여기 큰방을 꼭 들어가셔야 돼. 열쇠가 꽂혀 있어. 들어가시면 뭐가 보이냐, 산이랑 숲, 물이 보여. … 좋은 기운이 막 들어와. 탁 받아줘! 터가 좋고 기가 좋아. … 다 맞으시고. … 기도를 해도 좋고. … 선생님, 얼마전에 달 봤어요 달? 슈퍼 문? 쌍무지개도 떠. 기도도 하시고. … 참 좋으실 거야. 좋으셨으면 좋겠어.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2층의 방에는 실제로 펼쳐진 텐트가 공중에 매달려 있고, 사방이 어두운 가운데 슈퍼문이나 쌍무지개, 물을 인공적으로 재현한 조명과 사물이 여기저기 놓여 있다. 관객은 설치해놓은 선풍기 바람도 맞을 수 있다. 작가의 경험에 의하면, 어떤 관객은 이 ‘길한 기운으로의 안내’를 선선하게 믿어주기도 했고 어떤 관객은 무서워하기도, 울기도, 화를 내기도 했다 한다. 어떻게 반응했건, 관객(손님)은 이 작가(무당)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정도 차이는 있더라도 생각해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믿건 안 믿건 작가(무당)의 말과 설치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아야 했을 것이다. 이것은 점집에 다녀온 사람들이 점술가에게 들은 말에 대해 신경을 쓸 때나, 혹은 특이한 현상을 접해 이를 해석해보려고 하는 상태와 같은 것이다. 임영주는 전문 점술가가 아니며 관객 역시 이것이 하나의 예술 행위임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더라도, 확실한 예언을 듣고 홀로 어두운 방을 찾아들어간 사람에게는 말과 공간의 효과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임영주의 이런 ‘실험’에서 보이는 또 하나의 문화적인 층위는 앞서 <미완성효과_화면>에 보였던 것처럼, 이러한 행위가 저급 문화의 코드들을 사용하며 매우 통속적인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에서 대중의 인기를 끈 슈퍼문이나 쌍무지개의 인용, ‘기를 탁 받아줘!’ 같은 약장사 말투, ‘그럼 좋은 하루되세요’ 같이 갑작스러운 마감 등은 이 작가-무당의 말에 신빙성을 더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노인들을 현혹해 가짜 상품을 팔아먹는 사기꾼이나 무당을 희화화하는 대중매체 속의 인물 풍자를 연상케 한다. 2층의 방에 설치된 구슬이나 조명 등도 정교한 환영 효과를 내는 마술적인 장치와는 거리가 멀다. 3D 아이맥스 시대에 미술가가 설치한 효과 치고는 매우 허술하고 임시적이다. 그래서 보기에 따라서는 미신을 비꼬거나 그 허구성을 폭로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문제가 생각보다 좀 복잡해지는 것은, 작가가 오히려 그 반대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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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는 미신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미신을 포용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미신’이라는 말에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미신이라고 하면 바로 무속문화를 떠올리며, 나아가 신흥종교, ‘유사종교’나 이단종교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미신이라는 말은 근대에 들어와 쓰이기 시작했고, 조선시대의 유교문화, 일제 강점기의 반민족정책, 그리고 새마을운동 등의 근대화 과정과 기독교 문화의 급속한 확산을 지나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한 개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람을 미혹하는 종교적 무지나 맹신, 광신 등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며, 특히 한국 사회에서 이는 매우 심각한 사회악이기도 하다. 결국 미신과 종교, 또는 미신과 신앙 사이에 어떤 경계를 그을 때, 어떻게 역사 속에서 형성된 편견에서 자유로운 동시에 미신의 맹목성으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임영주는 무당이었던 할머니 손에서 자랐고, 최근까지도 다양한 종교를 편력해왔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은 그녀의 생애와 분리될 수 없는 심각한 주제이다.

그녀는 일단 ‘미신’이라고 불리는 행위가 부패한 컬트집단이나, 혹세무민하는 종교인의 악행으로 단정되기 이전에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현상이며 오래된 것이고, 합리적인 사고나 과학적인 태도에 의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믿음 사랑 신의의 자리>(2014)는 카르티에(Cartier)의 유명한 상품인 ‘트리니티 링’(trinity ring)을 소재로 한 것으로, 이 반지에 결부된 이야기와 이미지는 현대의 미신이 되었다 할 만하다. 이 반지는 세 개의 각기 다른 색으로 만들어진 고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 사랑, 우애, 신의를 뜻한다 한다. 루이 카르티에(Louis Cartier)가 장 콕토(Jean Cocteau)를 위해 제작했다는 ‘설화’와 토성을 둘러싼 세 층의 링을 의미한다는 등의 이미지가 이에 덧붙여진다. 이런 ‘현대의 신화’는 이 반지를 곧 결혼 예물로 선호하게 만든다.

사실 이렇게 사물이 상징으로, 상징이 부적과 같은 실제적인 힘을 지닌 것으로 믿기는 예들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특별할 것은 없다. 그런데 이를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우리가 인식하지 않거나 당연시하는 ‘미신적인’ 현상은 아주 많을 것이다. 결혼 예물로 교환하는 반지 그 자체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작동하는 주술의 예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결혼반지를 잃어버리고도 결혼에 대한 불길한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면, 아마 그것도 이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예는 사실 아주 많이 들 수 있다. 미워하는 사람의 사진을 찢어버리는 행위는 감응주술과 근본에서 다르지 않을 것이고, 첨단 과학기술로 만든 상품을 파는 유력한 대기업에서도 입사시험 지원자의 관상을 본다는 얘길 듣는다. 조상의 묫자리를 아무 데다 쓰지는 않을 것이고, 불쾌하고 작은 사고를 당하면 누구든 ‘재수 없다’ 여길 것이다.

임영주는 장 콕토를 장 씨로, 루이 카르티에를 우 씨로 각색해서 트리니티 링을 설화나 기도의 매개체로 훔쳐온다. (<삼위일체 영롱한 소리를 듣는 법>(2014)) 이와 자매가 되는 작품으로 붉은 천에 금실로 동그라미를 수놓은 세 개의 삼위일체 방석을 제작해놓기도 한다. (<최고급 000 방석의 탄생>(2014)) 카르티에 상품 전략의 내용을 비워내고 그 자리에 민담이나 기복의 코드들을 채워, 작가는 동시대 최고 ‘명품’에도 깃들어 있는 미신의 보편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작가는 그렇게 미신이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사치품에 깃든 미신은 쉽게 따르고, 전통적인 기복문화는 천시하는 풍조에 대한 풍자도 물론 있겠다. 그런데 어떤 경우든) 삼위일체 방석에 앉아 ‘삼위일체 반지’가 부딪히는 영롱한 소리를 들으며 정성스레 소원을 빌면 사랑과 신의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는 누가 들어도 선뜻 신뢰가 가지는 않는다. 이것은 <吉길안내>의 과장된 점쟁이 흉내처럼, 종교적 행위를 모방하는 가짜의 분위기를 강하게 풍긴다. 미신에 대한 임영주의 너그러움은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가짜에 대한 애착과도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전략적인 것인지, 진정으로 그런 것인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

우리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믿음을 단순히 무지한 미신이라 할 수만은 없게 되듯이, 임영주가 비디오 제작에서 자주 쓰는 컴퓨터 편집과 음향 프로그램 툴의 다양한 ‘이펙트(effect)’ 역시 단순히 유치하고 촌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없게 된다. 미술가들이 일반적으로 기피하는 효과음이나 여러 이미지 변형의 툴(화면 분할, 초점 흐림, 디지털 합성 등)을 임영주는 거리낌 없이 가져다 쓰며, 그것은 가뜩이나 ‘믿거나 말거나’일 내용을 더욱 가짜처럼 보이게 한다. 예를 들어, <돌과 요정>에서는 운석의 입장에서 하는 말을 우리에게 전해주는데, 거의 라디오 쇼의 진행자가 도사나 신의 말을 흉내낼 때 쓰는 ‘에코 효과’를 잔뜩 주었다. 예전에 이런 미디어 테크닉은 정말 신의 말씀, 외계인의 메시지, 도사의 말을 전하는 데 성공적이었을 것이나, 이제는 너무 전형적이어서 오히려 과거의 테크닉을 지시하며 청자를 웃게 할 때 주로 쓰일 것이다. 이는 대상의 리얼리티보다는 효과의 리얼리티에 주목하게 한다. 임영주의 작업에서 그 효과의 리얼리티는 그녀가 다루는 주제를 반복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미디어 툴의 조작은 그 자체로 미디어의 진위를 따지는 핵심 이슈라는 점이 있고, 우리가 무엇인가를 믿게 될 때 실은 아주 단순하고 순진한 상태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도 생긴다. 이를테면, 이러한 미디어의 기술 효과들이 정말 우리가 무엇인가를 믿게 되는 그런 형식과 유사한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한 가치 판단을 조금 미뤄놓고 말하자면 그 구조는 이렇다. 어떤 믿음이 허구적인 대상을 향한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어느 정도는 알고 느낀다 하더라도, 어쩌면 그 부풀려진 허구성 안에서 어떤 욕망의 밑바닥이랄까 인간적 진실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으며, 그런 한에서 진실인 어떤 대상이나 상황이 있는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해 진실의 잣대로 허구의 문제점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허구가 오히려 어떤 진실을 드러내는, 또는 그 허구 자체가 진실성이 되는 국면이 그녀에게 주된 관심거리로 보인다. 그렇게 보면 임영주가 주로 선택하는 장르는 비극보다는 희극 쪽이다. 비극이 진지하고 심각한 목표에 대한 주인공의 어쩔 수 없는 실패나 희생을 통한 목표 달성을 보여준다면, 희극은 애초에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한 목표에 대한 주인공의 여러 오류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희극의 경우 주인공의 과대망상이나 헛수고, 과장과 실수 등은 현대의 관객이 잃어버린 순진성에 대한 어떤 연민을 끌어내는 경우가 많다. 임영주의 경우 이러한 ‘잃어버린 순진성’이 영성, 믿음, 희구 등과 얽혀 있고, 따라서 ‘배운 사람’들이나 ‘세련된 도시 사람들’에게는 유치해보일 수 있다. 임영주는 그 유치함 속에 들어 있는 긍정적인 의미의 순진함에 대해 깊은 연민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면 임영주의 작업은 대체로 ‘믿거나 말거나’의 진위 여부를 알아가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진위 여부의 판단보다는 그 과정에서 만나는 인물들이 더 중요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여자 아파트’로 불리는 <술술술 아파트>(2014)는 입주해 살면 임신이 잘 된다는 대구 명곡리의 한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다. 풍수지리로 풀어보면 음기가 대단히 강한 위치에 아파트가 있고, 그래서 그 한가운데 남근석을 세워 음양의 조화를 꾀하니 불임으로 괴로워하던 여성들도 찾아와 쉽게 임신하더라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명곡리의 이장, 노인정의 할머니, 입주 주민, 동네 상인, 부동산 중개인, 풍수지리학자, 인근 초등학교 교사를 만나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풀고, 그 일부를 비디오에 편집해 넣는다. 특히 <돌과 요정>(2016)에서는 운석과 사금을 찾는 사람들과 동행하면서 그들의 말을 경청하며, 그들의 말을 영상과 소리로 전하는 형식을 취한다. 인물들은 약간의 과대망상과 강박증 환자처럼 보이면서도, 의외로 평범한 이웃들로 그 캐릭터가 반전된다. 이 인물들이 어떤 정신적인 심연을 감추고 있는 독특한 믿음의 소유자로 보이는 대신, 작가는 이들을 소박한 믿음을 따르며 재미있게 살고 있는 사람들, 심지어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사람들로 묘사한다. 이 사람들의 안내로 미신과 종교와 과학의 애매한 경계들로 흘러 다니면서, 임영주는 미신을 결국 하나의 ‘제도’로 정의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미신이라 단죄하는 것과, 사람들이 어떤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소망이나 믿음을 품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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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을 포용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어떤 사람이 만약에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해 이를 이계의 메시지로 확신하거나, 자신의 힘으로 성취할 수 없는 간절한 소망을 바위에 대고 빈다면, 우리는 이를 쉽게 미신으로 단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런 비합리성을 권력자나 상인들은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데올로기와 상술에 더해서, 아마도 최신 최대의 조직적 미신은 유무선으로 이어진 대중매체 네트워크에서 조장되고 있을 것이다. 이 세계에 들어서면, 사실 무엇이 미신이고 무엇이 아닌지 잘 구분하기조차 어렵다. 폭발적인 정보량만이 아니라 정보의 출처가 갈수록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우리가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믿는 정보나 생각이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많아진 듯하다. 우리는 물론 미신과 같은 비합리적인 믿음을, 주체가 어떻게든 선택하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행위와 구별할 줄 안다. 하지만 그러한 구분은 점점 더 성가신 지적 노고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미신을 포용한다는 것은 그래서 일견 문제로 보인다. 진위 구별과 합리적인 판단도 턱없이 모자란 상황에서 미신을 어떻게 포용할 수 있을까?

임영주는 비합리적인 믿음을 진실이라고 강변하거나 설득하는 방식과 반대로 가는 방향을 선택한다. 그것의 비합리성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오히려 과학과 합리적 정신의 편견이나 그것이 초래한 불확실성을 하나의 통속적인 소극(笑劇)으로 제시하는 방법을 택한다. 현대 종교와 현대 과학이 똑같이 도달한 것으로 보이는 ‘불확실성의 확실성’을 탐구한다. 달리 말하면 미신을 포용하는 것의 미학적인 합리성을 찾고 사회윤리적인 여유를 기대하는 것이다.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 전시(2016, 스페이스 오뉴월)에서 과학 실험과 유사한 행위를 영상으로 만든 작업들은, 믿음이나 미신과 같은 문제에 접근하는 앵글을 뒤집어 과학 자체에 내장된 ‘미신적인’ 요소를 찾아내려 한다. 작가는 종교와 과학 사이에 유사종교와 유사과학을 삽입해서 종교와 과학의 절대적인 권위에 의심을 품게 한다. 작가에 의하면 초중등 과학교과서에 흔히 보일 법한 실험 매뉴얼, 이를테면 ‘사물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보자.’, ‘무엇을 볼 수 있는가?’라든가 ‘알코올램프로 3분간 가열해보자.’, ‘어떻게 되는가?’ 등등의 지시어가 듣기에 따라서는 명상의 언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가열 중인 돌에 손을 대고 있거나(<테스트_물질>(2016)), 돌을 반복해 쓰다듬으며 돌 안에 넣어둔 마이크로 녹음된 소리를 들려주는 <석력>(2016)은 과학 실험 같기도, 동시에 명상 비디오 같기도 하다.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라는 전시 제목도 ‘편서풍이 불고 개인다’는 일기예보의 과학과 ‘불고개이겠다’는 불길한 어감의 결합이다. 작가의 주장에 의하면, ‘오늘의 날씨’와 ‘오늘의 운세’를 정반대의 예측방식으로 구분한다고 해도, 두 가지 모두 예측대로 되는가를 볼 때 그 결정적인 차이를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한다. 아마도 일기예보가 운세보다는 객관적이며 적중률도 높겠지만, 기상 관측과 사주명리학 사이에 절대적인 차이와 우위를 결론 짓기 위해서는 아마도 엄청난 양의 지식과 데이터, 가치 경쟁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자명한 믿음을 의심하고 ‘불확실한 믿음’을 자명한 것으로 위치 이동하는 것 이외에, 작가가 취하는 또 다른 하나의 방향은 믿음과 욕망을 강하게 결속시키는 것이다.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에 나온 <테스트_물질>이나 <석력>과 같은 비디오 소품들은 <돌과 요정>(2016)의 부산물들이다. 이 부산물에서는 과학 실험을 모방해 진/위의 제로 그라운드를 보이려 하는 반면, <돌과 요정>에서는 ‘신비주의’를 사람들의 생활 속에 살아 있는 활력으로 보도록 안내한다. <돌과 요정>에 등장하는 운신님, 모노님, 대물꾼님, 오두님, 해심명님 등은 운석과 사금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망상에 포획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즐기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런 즐김은 직장 생활에서 벗어난 주말의 나들이로도, 숭고의 체험으로도, 또 에로틱한 엑스터시와 유사한 감정으로도 나타난다. 임영주는 예의 비디오, 오디오 기술의 ‘싸구려’ 효과를 거침없이 사용하면서, 종교적 믿음과 금욕주의가 강하게 결부되어 있는 한국의 지배적인 종교 문화–유교, 불교, 기독교와 대치되는 태도를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임영주의 작품이 성(性)을 매우 노골적으로, 반복해서 등장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의 대부분 작업에서 성적인 상징, 이야기, 상상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작가의 종교적인 성장 배경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무녀 할머니 손에서 자라며, 한국 무속문화가 지닌 성(聖)과 속(俗)의 자유로운 교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전통 굿판에는 음담패설이 자주 등장하고, 속된 욕망을 맘 놓고 드러내다가도 신이 내리거나 신을 접대할 때는 금방 엄숙해지는 종교문화적으로 독특한 역학이 있다. 감정을 수직적으로 고양시키는 ‘고급종교’의 숭고미학과는 달리, 무속에는 민중의 솔직한 정서와 문화가 배인 수평적인 공감의 연극 또한 강력하게 존재한다. <돌과 요정>에서는 운석이나 사금과 같은 비종교적인 대상에 대한 믿음을 다루지만, 그 믿음을 다루는 방식은 무속의 다이내믹스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사금을 캐는 사람들에게 금은 금이기도 하고 ‘요정’이기도 하다. 또 <애동(愛東)>(2015)에 보이는 촛대바위는 전형적인 남근석인데, 아들 낳기를 바라는 여성들의 비손의 대상일 때는 성스러운 바위이다. 이 비디오 작품의 제목 ‘애동’은 ‘야동’을 살짝 비튼 말이기도 하다.

 

임영주의 비디오는 여정을 보여주는 ‘여행 다큐’가 많다. <술술술 아파트>는 신용산역에서 동대구로 향하는 기차의 플랫폼에서 시작해 명곡리로 향하는 버스로 이어진다. 이 여정에서 차창 밖의 풍경이나 공사중인 건물 등은 ‘아무런 느낌 없음’ 때문에 이상한 느낌을 준다. <미완성효과_화면>에서는 종교시설들 중간에 갑자기 모텔 건물을 비추는 당황스러운 점프 컷이 있다. <돌과 요정>에서는 운석과 사금을 찾아가는 여로에서 이런저런 소리와 풍경이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저 먼 우주에서 하필이면 지구로 떨어진 물체를 찾아가는 이 성스러운 행로에, 목적지를 안내하는 내비게이터의 경상도 사투리 기계음이 분위기를 깬다. 이 비디오에는 혜성이 떨어지는 장면이 찍힌 영상도 편집되어 있다. 이 영상 클립들은 차 안에 설치된 카메라에 찍혀 블랙박스에 저장된 것이라 한다. 이렇게 부조리한 점프 컷은 도처에 있다.

우주는 무한히 크지만, 달에서 가져와 대한민국 국민에게 전달된 쌀알 만한 월석(月石)의 크기는 그 정치적 행위의 바보스러움을 스스로 비유하듯이 작다. 임영주는 요즘 ASMR 영상을 자주 보고 듣는다고 한다. 마이크를 살짝 긁거나 비비거나 두드리는 소리로 청각신경을 간지럽히는 이 신종 미디어는 아주 섬세한 소리로 우주의 신비를 알려주는 것만 같고, 또 동시에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기벽이 어떤 지경에 이르렀는지도 보여준다. 임영주의 우주여행이 지구에서 별로, 별에서 별로, 작은 곳에서 무한한 곳으로, 속세에서 신성함으로의 단순한 여행일 때는 아마 그다지 재미없을 것이다. 대신에 시골 모텔, 바둑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 ‘파란란닝구님’, 무극·구봉·임천의 금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 황혼 속의 촛대바위, 허름한 굿당 등등이 의외로 평범한 장소이며 의외로 보통의 사람일 때조차도 신비로운 것일 때, 더 우주여행 같은 우주여행, 흥미로운 점프 컷들로 이루어진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여행 다큐가 된다. 이런 태도는 무엇인가를 바로잡으려 하는 온갖 절대권위의 추구와 잘 맞지 않는다. 사실 미신, 이단, 오컬트는 이들 자신에 대한 공포와 한 쌍이다. 임영주의 작업은 그에 대한 공포를 희화화하면서, 강박적인 ‘미신’ 관념에서 힘을 빼낸다. 이 나머지 미신은 미신이기보다는 차라리 평범한 신비감 같은 것이다. 그런 평범함의 여유 속에서 간절한 소망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자라날 수 있고, 아무것도 아니지만 신비하게 빛나는 사물에 주목하게 된다. 한국처럼 정치든 종교든 과학이든 광신과 맹신이 춤추는 곳에서는 특히 그런 여유가 필요하다.

 

 

박찬경(1965년 생)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자 영화 감독이다. 그는 분단과 냉전, 한국의 종교 문화 등을 주제로 다룬다. 주요 영상 작업으로는 <세트>(2000), <파워 통로>(2004), <비행>(2005), <신도안>(2008), <광명천지>(2010),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2011), <파란만장>(2011, 박찬욱 공동 감독), <만신>(2013) <시민의 숲>(2016) 등이 있으며 광주 비엔날레, 암스테르담의 드 아펠 아트센터, 로스엔젤레스의 레드캣 갤러리, 서울의 아틀리에 에르메스, 뉴욕의 Tina Kim Gallery 등 여러 곳에서 작품이 소개된 바 있다.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2004),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영화부문 황금곰상(2011),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부문 대상(2011), 토론토릴아시안영화제 최우수작품상(2015), 들꽃영화상 다큐멘타리감독상(2015) 등을 수상하였다. ‘미디어시티서울 2014’ 예술감독으로 일했다.

 



IM Youngzoo's Journey to Space 

PARK Chan-Kyong, artist

Incomplete Effect_Video may not be one of her major pieces but it bears the key characteristics of her overall work. From a general film perspective, this is a poorly made video. Not only is it of low definition, but the whole process of filming and editing seems to be the work of a beginning filmmaker. According to IM Youngzoo, the making of the video had not been planned ahead of time, and a fellow artist who happened to join her on this trip ended up being the protagonist in this video. Moreover, since the footage backup had somehow been deleted from her computer, the artist had to work with images recovered from the trash bin. It’s not strange at all if you have doubts on whether this person is a real artist or not at this point. But, weirdly enough, this low-quality home video sparks great curiosity. 

In the video, we can see people loiter around public places such as a shamanic shrine, a church, a Buddhist temple as well as ruins and mountains. When moving from one place to another, the video all of a sudden stops, and then abruptly changes to a stop-motion scene. The goal of such editing is often not clear. According to the artist, it was to give the impression of loose videotape. As such, it seems as if an anonymous user posted a video online solely for fun, but without any particular purpose and not knowing if people will watch it. However, the fact that the person in this video is unidentified is what makes it truly intriguing. This is characteristic of Im’s work, though it appears less in her more recent works. In a world where persuasion, propaganda, proposal and exaggeration prevail, this type of image stands out from the plethora of excessive images because of its peculiar loophole and disinterestedness. Just like the title of the work, it may be a sense of incompleteness. Thus, curiosity is stirred and questions arise. What comes after that hole, a tunnel-like place? Where does it lead to? Of course, the video ends, never revealing its final destination. 

I’m afraid I’m using a lot of vague grammar when describing IM’s work. The reason for this is not because of my inability to do so, but lies in the fact that this is an intrinsic value of her work. The artist is obviously fully aware of that and her video work called There Must Be Something (2015) tells a story that also encompasses this idea. This piece of work is an edit that contains dramatically magnified scenes of typical Korean television dramas. According to the artist, the viewers are often left with a cliffhanger at every end of an episode and watch scenes filled with suspense that build up to the climax of the story. When a character’s personality traits, actions and motives influence the plot of the story, it’s understandable that this sort of situation stimulates the interest of the viewers. The fact that IM is able to point out this main characteristic of Korean television dramas proves that she’s a drama maniac. Hence, although it is hard to tell what is happening on screen, the video has been edited so that it appears as if there must be something beyond. In short, the status of uncertainty in the conventional life of television dramas, in which something is strange and unclear, must be the subject that intrigues IM as an artist. If the subject were to be a symbol, it would have to be a question mark. 

Curiosity, suspicion, doubt and questioning are important elements in a narrative. The protagonist faces difficulty within the framework of a narrative from which questions arise and answers determine an outcome that can be comic or tragic. If the narrative of a movie or book forms the aforementioned process on both an emotional and logical level and builds up towards the ending, IM chooses the status of belief and/or doubt as her subject and seeks to push the viewers into a situation where it encourages them to question things. What is underneath these doubts and suspicions? Is it one of those “believe or don’t believe” kind of things? Should I believe in it or not? Should I have doubts? To press ahead with the subject, her work called Direction Guidance (2014) brings the viewer into doubtful circumstances. 

In Direction Guidance, the artist meets the viewer in a small room on the first floor and moves into a one-on-one conversation. They exchange questions and answers about bedtime routines and the tent that is located on the second floor. Then, the artist conducts the viewer to the room where the ‘artwork’ is located. By adopting the voice of a shaman, the artist predicts something auspicious and tells the viewer that everything will go well in the future once he or she receives good vibes from the room. As can be heard from the recording of the performance, the dialogue goes something like this: “Go up and you will see four rooms, but you must enter the largest room to have things work out for you. The key is in the door lock. What do you see when you walk in? You see mountains, forests and water. Good vibes are coming in. Just embrace it. This place is full of promises and the energy is fortuitous…. Everything is in its place… Praying will do you good… Sir, have you recently had the chance to see the moon? The supermoon? Look, there’s a double rainbow in the sky. Please do pray… It can only bring you good. I hope everything goes well for you. Have a wonderful day.”

In the room on the second floor, a pop-up tent is suspended in midair. Lamps and artificially produced objects - a supermoon, a double rainbow, water - are scattered around. Viewers are hit by the wind coming from the installed fan. As the artist recalls her experience, one viewer fully embraced this ‘guide to good vibes’ without even questioning it, while another cried, got scared and even angry at some point. Whatever the reaction was or whether they believed it or not, the viewers must have given the artist/shaman’s words much thought. They must have been influenced by what the artist/shaman told them and what had been installed in the room. The same thing occurs when someone is troubled by the words of a fortune teller and tries to interpret every unusual event as a sign. Despite the fact that IM Youngzoo is not a professional fortune teller and viewers probably consider this a mere art performance, the space and spoken words must have had some effect on the ones who entered the dark room alone and listened to the definite predictions. 

As seen earlier in Incomplete Effect_Video, a cultural layer is added to her 'experiment' and this type of act utilizes the codes of subcultures and exudes a very conventional feeling. Some of the artist/shaman’s statements are far from contributing to building credibility: references about the supermoon and the double rainbow, which are hugely popular in Korea, a drug dealer-like voice telling you to embrace the good vibes and a sudden ending of the conversation (“Have a wonderful day”). Yet, this reminds us of how satire is used in the mass media to represent shamans as swindlers who deceive the elderly by selling fake products. The strings of beads and lamps, which are installed on the second floor, are far from being magical. These devices don’t create an illusionary effect. In the climate of 3D and IMAX, the effects that the artist installed turn out to be somewhat scruffy and ephemeral. Therefore, in a certain sense, it might seem that the work strives to sarcastically condemn superstition or expose its fictitiousness. However, what makes it more complicated is that the artist seeks to deliver a completely different mes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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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Youngzoo does not criticize superstition, but rather tries to embrace it. Here we must be careful with the use of this term. When we talk about superstition, the term instantly evokes the concept of shamanic culture as well as new religion, pseudo religion or heterodoxy. However, historically speaking the term ‘superstition’ has been used since the early modern period: the concept became widely spread through Confucianism in the Joseon dynasty, the anti-nationalist policy of the Japanese occupation, the process of modernization such as the Saemaul Undong (better known as ‘New Community Movement’) and the rapid spread of Christianity. Ignorance of religion, implicit faith and fanaticism unfortunately continue to exist and even mislead people and are regarded as serious social evils, especially in Korean society. After all, when drawing the line between superstition and religion, or between superstition and religious belief, it is important to know how to be free from prejudices that have accumulated over history and, at the same time, know how to escape from blind faith in superstition. Having been raised by her grandmother, a shaman, and having experienced different religions, IM seriously takes into account these issues that are inherent to her own individuality. 

Before branding it as a corrupt cult, a misdeed or a deceitful religion, Im looks upon the act of so-called ‘superstition’ as an old, prevalent phenomenon in society at large that cannot be reconciled with rational thinking or scientific thought. The subject matter for A Room for Belief, Love, Fidelity (2014) is drawn from the Trinity ring, a famous jewelry accessory from the brand Cartier, and this work showcases stories and images that speak to the idea of superstition in contemporary life. The ring is comprised of three interlocked bands, each a different color, and is said to represent love, friendship and loyalty. The myth has it that it was Louis Carrier who made it for Jean Cocteau and it was meant to represent the rings of Saturn. This contemporary myth makes this ring the preferred choice for weddings. 

There exist numerous examples of objects that are perceived as containers of actual power as such. They’re regarded as a symbol or talisman of which the tale of the ring is nothing new or special. However, if you think of it the other way around, there must be plenty of ‘superstitious’ phenomena that we take for granted or pay no attention to whatsoever. The ring as a wedding item itself can be seen as an example of a shamanic act still practiced in the contemporary world. Because, perhaps, it’s not acceptable if one loses his or her wedding ring and doesn’t feel ominous about it somehow. In fact, there are many similar cases. The act of ripping up a picture of someone you despise is basically no different from a psychomantic spell. It is said that a notable conglomerate that sells products made with advanced scientific technology makes use of physiognomy as a tool of recruitment. A cemetery plot for an ancestor is carefully chosen and the unpleasant experience of having a small accident is considered unfortunate. 

IM Youngzoo brings the Trinity ring as a medium of myth and prayer in her adaptation, A Room for the Holy Sound of the Trinity (2014), which features Jean Cocteau as Mr. Jang and Louis Cartier as Mr. Woo. Its sister artwork, The Birth of the Top Class XXX Seat Cushion (2014), displays a trinity of three red seat cushions that have a circle embroidered on them with golden thread. By replacing the content of Cartier’s marketing tactics with elements of folktale and blessing, the artist makes a statement about the universality of superstition that dwells in the contemporary world of luxury. The artist suggests that superstition is a universal phenomenon as such, but this is by no means always the case. One can satirize and look down upon traditional blessings, yet believe in a superstition embedded in extravagant goods. Although the artist wants the viewer to sit on the trinity seat cushions and listen to the mesmerizing sounds of the clinking trinity ring so that he or she can receive love and loyalty, the story isn’t reliable. As in Direction Guidance where the artist exaggeratedly impersonated a fortune teller, the work is basically an imitation of a religious act filled with fakery. Her positive take on superstition, on the other hand, reveals her affection for fakery. Though it is yet hard to grasp the motives behind her work. 

It wouldn’t be fair to say that what the characters in her work believe in is purely based on ignorance and superstition. Likewise, the various effects that derive from editing and sound programs and are frequently used by the artist in video production shouldn't be regarded as immature or unfashionable. Without any hesitation, she freely makes use of sound effects or image editing tools (partitioning, blurring, digital manipulation, etc.) that most artists stay away from. This makes this ‘believe or don’t believe’ story even more phony. For example, in Rock and Fairy, the story is told from the point of view of a meteorite. The echo effect added to the voice sounds like a radio host mimicking the voice of God. This type of mass media technique used to be a successful method for delivering messages from God, extraterrestrial beings or wizards. Today, however, it’s known as a technique from the past and used as a tool to make the audience laugh. In this way the reality of effects draws more attention than the reality of an object. The reality of the effects in her work suggests that there’s a repetition of the subjects she deals with. Operating media tools is regarded as an attempt to determine the media’s authenticity. Hence the following question emerges: can we come close to a state of purity when we believe in something? Aren’t these effects of media technology similar to the context in which we are led to believe in something? 

Setting aside its value judgement for a while, let me explain the structure first. We recognize and feel to some extent that belief revolves around fictitious subjects. We would be able to gaze at the foundation of a desire or the landscape of human truth within this exaggerated fiction. Truth would be situated as a certain subject or a situation under these circumstances. In other words, the artist’s main interest isn’t to judge the issues of fiction by the measure of truth, but rather to expose a certain truth or state in which fiction itself becomes a truthfulness. Then again, the artist seems to prefer comedy over tragedy. Tragedy shows the achievement of a sincere goal through multiple failures and sacrifices of the main character, but comedy focuses on the different mistakes of the main character who had little success from the outset. In the case of a successful comedy, the main character’s daydreams, vain attempts, exaggerations and mistakes allow the audience members of contemporary times to feel sympathy for having lost their own purity. As for IM Youngzoo, this lost purity is intertwined with spirituality, faith, aspiration and so forth. For an ‘educated person’ or a ‘refined urban dweller,’ this sounds cheesy. To me, it seems like the artist has a deep sympathy for purity which embraces its own cheesiness. 

The work of IM often aims to find out the truth of a ‘believe or don’t believe’ state or thing. In addition, we come to know that the significance lies more in the people she encountered through the process of verifying the truth or falsehood than in the actual process itself. The work Sulsulsul Apt. (2014), also known as ‘the female apartment’, tells the story of an apartment in Myunggok-ri, Daegu, where a rumor circulated that women easily got pregnant there. In terms of Feng Shui, the apartment had strong yin energy. Thus, a phallic rock had been installed in the middle of the apartment so as to balance the flow of yin and yang energies. Hence, infertile women came here to become pregnant. That’s how the story went. In the process of making, the artist recorded the conversations she had with the head of the village, an elderly woman from a retirement home, an apartment resident, a local merchant, a real estate agent, a Feng Shui expert and an elementary school teacher from the neighborhood. Then, she edited some parts of the transcriptions of the conversations by inserting them into the video. In Rock and Fairy (2016), she accompanies the meteorite and placer mining explorers, carefully listens to what they have to say and delivers these words through images and sound. These people might seem like daydreamers or patients with OCD, but the characters are being twisted out of shape. These surprisingly ordinary neighbors share their unique faith while hiding their mental abyss. The artist rather aims to describe them as people who are free-spirited, have a firm belief and enjoy life more than anyone else. Navigating her way through the vague boundaries of superstition, religion and science with the guidance of these people, IM eventually defines superstition as a ‘system’. The superstition that we often disparage has a total different meaning for people who see it as hope and faith which is logically inexplic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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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does it mean to embrace superstition? If someone experiences a supernatural phenomenon and is convinced that this is a message from outer space or if someone makes unattainable goals, it may be difficult for us to disparage this as a superstition. However, we are well aware of the fact that those in power suits can effortlessly exploit this kind of irrationality. Perhaps, coupled with ideologies and commercial tricks, the latest systematic superstition is being initiated within the mass media, whether wired or wireless. Once you step into this world, it is even harder to distinguish what superstition is and what is not. Placed in a set of circumstances where we are faced with not only a sea of information but also the unreliability of a source, the risk of believing things that are not true is higher than ever. We do know how to identify and distinguish irrational beliefs from accurate ones through selection, evaluation and clarifying criticism. However, this ability requires intellectual effort that has become increasingly tiring. Hence, embracing superstition seems like an issue at a glance. How can we embrace superstition in a situation where there’s a vast lack in distinction between truth, falsehood and rational judgement? 

IM Youngzoo takes the direction opposed to that of preaching or the idea that irrational beliefs are the truth. Acknowledging the irrationality per se, IM choses the way in which preconceptions coming from science and the rational mind or the uncertainty caused by that are presented as a type of conventional farce. The artist explores the certainty of uncertainty which has challenged both modern religion and science. In other words, IM aims to find the aesthetic rationality of embracing superstition as well as adopting a laid-back attitude towards social ethics. 

In the exhibition THEWESTERLIESWINDCOMESANDGOES (2016) at Space O New Wall, the artist strives to look for ‘superstitious’ elements embedded in science by focusing her approach on issues concerning faith and superstition. In these scientific experiment-like videos, the artist throws discredit on the absolute authority of both religion and science by inserting pseudo religion and pseudo science. Depending on how you perceive it, the language of meditation is similar to the instructions of science experiments given in elementary and middle school textbooks. For instance, “Hold the object close to your ear and listen to the sounds”, “What do you see?”, “Allow to heat for three minutes using the alcohol lamp”, or “What happens next?”. The act of placing a hand on a heated rock in Test_Material (2016) or having the sound of a hand patting a rock recorded by a mic in Rock Force (2016) can be considered a science experiment as well as a form of meditation. The core of the THEWESTERLIESWINDCOMESANDGOES exhibition consists of weather forecasting, the Westerlies and the nuance of foreboding. The artist argues that even if we consider today’s weather and today’s horoscope as two completely different prediction methods, it’d be hard to tell the major differences when it comes to finding out how both are being predicted. Perhaps, the weather forecasting is more objective and accurate. However, the necessary knowledge and data are required to be able to draw a conclusion on the absolute difference between weather observation and fortune telling.

Besides putting in question the concept of unquestionable faith and shifting ‘uncertain faith’ to something certain, the artist also aims to bind faith and desire tightly together. Test_Material and Rock Force which were shown in the exhibition THEWESTERLIESWINDCOMESANDGOES are the by-products of Rock and Fairy (2016). In Rock and Fairy, the artist guides us in recognizing mysticism as the vitality in people’s lives, whereas in other works she tries to expose the ground zero of truth and falsehood by faking science experiments. Blinded by self-delusion while searching for a meteorite and placer gold, the characters in Rock and Fairy - Woonshin, Mono, Daemulggun, Odu, Hae Shim Myung - rather seem to enjoy what they’re doing. This type of amusement can be seen as a weekend getaway after a week of hard work, an experience of the sublime or a sentiment like erotic ecstasy. While IM Youngzoo makes use of ‘crappy’ audio and video techniques without a hitch, she counterposes the prevailing culture of religion in Korea that includes Confucianism, Buddhism and Christianity which are all closely linked with religious faith and asceticism. 

In the same context, one may notice that the concept of sex continues to explicitly make its appearance in her works. Sexual symbols, stories and imagination play a crucial role in most of her works. Raised by her grandmother who was a shaman, perhaps it is related to her religious background. IM has said that it felt natural for her to accept the unrestrained intersection between the sacred and the secular in Korea’s shamanic culture.  As a matter of fact, in a traditional shamanic ritual, dirty jokes are frequently being told and secular desires are easily unfolded. And yet the ritual quickly turns into a solemn ceremony that is driven by its own unique cultural and religious dynamics and in which spirit possession is about to start or has started. Unlike the aesthetics of the sublime in ‘high class religion’ in which emotions are uplifted vertically, the playacting of horizontal sympathy strongly exists in shamanism in which honest sentiment and culture of the people have permeated. And yet this way of having faith in nonreligious subjects like a meteorite and placer gold in Rock and Fairy somehow resembles the dynamics of shamanism. For those who search for placer gold, gold is gold, but it’s also ‘fairy’ to them. Also, the candlestick-looking rock that appeared in Ae-dong (2015) is a phallic stone that became sacred when objectified by women who prayed ceaselessly for a baby boy. Ae-dong, the title of this video work, is a little tweak of the word ‘ya-dong’*.
(*an acronym for x-rated videos in Korean)

IM’s videos often come in the form of travel documentaries. In Sulsulsul Apt, the journey starts on the platform of a train bound for East Daegu at Sinyongsan Station and continues on a bus bound for Myunggok-ri. You get a strange feeling because the scenery or the buildings under construction are completely emotionless. In Incomplete Effect_Video, there is a rather baffling jump cut where religious facilities are suddenly replaced by a motel building. In Rock and Fairy, various sounds and landscapes appear during this journey of exploration in search of the meteorite and placer gold. On this sacred journey of finding an object that has travelled through space and fell to Earth, the mechanic GPS voice with its strong Gyeongsang Province dialect spoils the mood. Scenes of a falling comet have been added to this video. These clips were actually taken from video footage retrieved from black boxes in cars. Such absurd jump cuts are prominent throughout her works.

The size of the universe is infinite, but that of a Moon rock fragment, a political gift given to the citizens of South Korea by the U.S., is as tiny and insignificant as a grain of rice. Lately, IM Youngzoo has been watching ASMR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videos a lot. This new type of medium, which triggers auditory sensations with the sounds of scratching or tapping a microphone, is as if it reveals the mysteries of the universe. The very subtle sounds also demonstrate that the eccentric habits of people living in the world of today have reached a new level. If IM Youngzoo's journey to space were to be a simple trip from Earth to a star, from one star to another, from a small space to an infinite one, or from a secular to a sacred one, it wouldn’t be that interesting. Instead, a countryside motel, a guy with a nickname Paranranningu watching an online tutorial on a game of Go, people searching for gold mines in Moogeuk, Goobong and Imchun, the candlestick-looking rock at sunset, shabby ritual venues and all that, are all marvelous mysteries despite the fact that they are surprisingly ordinary people and places. The journey to space becomes an even more genuine journey as it evolves into a spiritually free travel documentary comprised of intriguing jump cuts. This attitude does not suit with all those absolute authorities that aim to straighten things out. In fact, superstition, heresy and occultism go hand in hand with the fear of themselves. IM’s work parodies those fears while loosely taking the concept of obsessive superstitions. The rest of the superstitions are rather ordinary mystiques. Within this ordinary freedom, sympathy for people with eager longing may occur and mysterious, luminous object may attract one’s attention. In a country like Korea, where fanaticism and blind faith mingle with politics, religion and science, this kind of freedom is highly required. 



PARK Chankyong
Born in 1965, Park Chankyong is an artist and a filmmaker based in Seoul. His subjects vary from the Cold War to the culture of Korean religion. His major films are Sets (2000), Power Passage (2004), Flying (2005) Sindoan (2008), Radiance (2010) Anyang, Paradise City (2011) Night Fishing (co-directed with Park Chanwook, 2011) Manshin: Ten Thousand Spirits (2013) Citizen’s Forest (2016) and many more. His films were presented at various venues: Gwangju Biennale, Gwangju; De Appel, Amsterdam; RedCat Gallery, Los Angeles; Atelier Hermes, Seoul; Tina Kim Gallery, New York; and many others. He won various awards including the Hermès Foundation Missulsang in 2014, the Golden Bear for Best Short Film at the Berli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in 2011, the Grand Prize for Best Korean Feature Films at the 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 in 2011, the Best Feature Film or Video Award at the Toronto Reel Asi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in 2015, and the Best Director in Documentary at the Wild Flower Film Festival in 2015. In 2014, he served as Artistic Director of Media City Seoul 2014.